미네소타 트윈스의 부진, 올 것이 왔다
올해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박병호 선수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연착륙하였다. 신인이지만, 엄청난 파워로 현지 언론의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수 많은 넥센 히어로즈 팬 혹은 박병호의 팬들이 아쉬워하는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바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성적이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클랜드 A’s와의 경기에서 연패를 당하며 15승 36패를 기록하였고 이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하위 승률이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미네소타가 2015년에 캔자스 시티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를 차지하였기에 실망이 더더욱 커진 모양이다.
사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부진은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1. 퇴보하는 선발진
필 휴즈, 어빈 산타나, 리키 놀라스코
메이저리그는 매년 162경기를 소화하는데, 이 장기간의 리그를 가장 잘 이끌어가는 방법은 좋은 선발투수들을 보유하는 것이다(Fangraphs 참조). 각 지구의 우승을 이끌었던 팀들의 특징은 빼어난 선발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시로, 뉴욕 메츠가 2015년 동부지구 강자 워싱턴을 밀어내고 지구 우승을 하게 된 것은 맷 하비 – 제이콥 디그롬 – 노아 신더가드 – 바르톨로 콜론 – 스티븐 마츠(잭 휠러)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6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우는 어떨까? 미네소타는 지구 중 최악의 선발진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원래는 미네소타의 ‘제대로 된’ 선발을 맡아줬어야 할 필 휴즈, 어빈 산타나, 리키 놀라스코를 살펴보도록 하자.
필 휴즈는 드래프트 전체 23순위 출신이지만, 그의 에너지는 이미 뉴욕 양키스에서 다 쏟은 것 같다. 미네소타는 필 휴즈에게 5년의 계약을 안겨주었지만,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 최근의 기량을 보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14년에는 92.1마일이었지만, 15년에는 90.7마일로 감소했으며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3할대에 육박했다. 그는 패스트볼 구속 하락에 대한 방안으로 체인지업 구사를 늘리기 시작했으나, 이도 시원치 않은 성적만을 남겼다. 결국 9이닝 당 삼진 개수가 7.98개에서 5.45개가 되어 버렸다. 2016년 5월 31일, 필 휴즈의 불펜 강등이 공식 뉴스로 나오게 되면서, 선발의 한 자리가 제대로 비고 말았다.
어빈 산타나는 제구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 에인절스를 떠난뒤, 캔자스시티 로얄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팀을 옮기면서 점차 볼/삼진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무엇보다, 선발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줄 수 없는 이유가 이닝이터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2015년 소화한 이닝은 100이닝 안팎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2할 초반대의 피안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의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2년 연속 3할대로 치솟은 것에서 기인한다. 그의 포심 구종 가치는 메이저리그 하위에 속하기 시작하였다.
어빈 산타나의 볼넷/삼진, 피안타율
2013 Royals : 0.317, 0.237
2014 Braves : 0.3515, 0.257
2015 Twins : 0.439, 0.249
2016 Twins : 0.439, 0.275 (현재 진행중)
리키 놀라스코는 2013년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선발자리를 지키고 있던 선수였다. 2013년 겨울, 미네소타와 4년 4,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면서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기대하였다. 왜냐하면, 구위가 막강하거나 피안타율이 낮은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선수 생활 최대의 적인 부상이 나타났다. 2015년 39.1이닝으로 시즌을 마감한 그였다. 2016년 현재 10번의 선발 등판을 가졌지만 이미 3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3할대에 육박하는 피안타율을 가진 투수였기에,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영입한 외부 선수들이라는 점 그리고 투수의 전성기(26~27세)가 지난 시점에서 영입한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투수는 노화와 구속의 저하가 비례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량이 없는 선수라면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미네소타는 잘못된 선택을 하였고 그 결과가 2016 시즌의 성적으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된다.
# 추가적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선발투수 카일 깁슨 역시 현재 6.10의 방어율, 0승 3패를 기록하면서 선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 터지지 않는 유망주
미네소타는 프랜차이즈 스타 토리 헌터의 은퇴(2015)와 조 마우어의 노화가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이를 대체할 방법으로 프런트에서는 외부 선수 영입이 아닌 신선한 유망주 수혈을 택했다. 미네소타는 몇 년간의 하위권 순위를 차지하고서 바이런 벅스턴, 미겔 사노, 타일러 더피 등을 손에 넣었고, 이들의 활약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하지만, 뜻대로 선수들의 실력 발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바이런 벅스턴, 미겔 사노
미네소타가 가장 아끼는 두 유망주가 있다. 바로 바이런 벅스턴과 미겔 사노이다.
바이런 벅스턴은 2012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모든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의 눈길을 끈 선수이다. 그의 2015년 데뷔가 실망스러웠더라도, 모두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다음과 같았다.
Hit |
GamePower |
RawPower |
Speed |
Field |
Throws |
Future Value |
20 / 60 |
20 / 55 |
50 / 55 |
80 / 80 |
65 / 70 |
65 / 65 |
70 |
힘, 수비 그리고 순발력 인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 현재 에인절스의 스타 마이크 트라웃과 비교되었던 선수이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저리그에 데뷔를 하고 2년 연속으로 –fwar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 볼넷/삼진 비율이 0.14로 메이저리그 최하 6위에 해당하였고, 구종당 컨택트 비중 70.4%는 리그 평균(78.9%)보다 떨어진 수치를 보여주었다(베이스폴 인포솔루션). 2016년에 보여주는 그의 모습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미겔 사노는 작년 80경기에서 18개의 홈런을 날리며 수비보다는 공격면에서 그의 가치를 증명하였다. 하지만,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높은 삼진율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33%대의 삼진율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현재도 다르지 않다. 이를 극복하고 현재의 힘을 유지하는 것이 ‘유망주’라는 딱지를 떼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