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극복한 사나이, 존 레스터 2편
<4> 오클랜드 A's 그리고 존 레스터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 레드삭스는 2014 시즌의 망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투수진과 타선의 부진이 몫이었습니다.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손가락 부상, 엘스버리의 양키스행 등등 타선에 여러분이 생각한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투수진에서도 존 레스터와 존 래키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망해버렸습니다. 팀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나갔던 선수들을 보강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해프닝이 일어납니다. 바로 존 레스터 선수를 오클랜드로 트레이드 시킨 사건이었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장기적 안목에서 팀 타선을 강화시키기 위해, 존 레스터와 자니 곰스를 내주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부터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데리고 왔습니다.
[오클랜드 In] 존 레스터, 자니 곰스 <-> [보스턴 레드삭스 In]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트레이드의 배경이 더 재밌습니다. 2014년 메이저리그 전반기가 끝난 뒤에, 당시 오클랜드는 AL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6할대의 승률을 기록한 유일한 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매번 포스트 시즌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포스트 시즌에 강한 투수 에이스를 영입하는 것이 그 대안이었습니다.
존 레스터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서운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드래프트 지명 해주었던 팀이 바로 보스턴이었고 한 팀에서만 7년을 넘게 뛰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보스턴과의 계약이 1년도 남지 않았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보스턴 레드삭스의 입장에서는 이 트레이드가 진행되면 세스페데스를 오래 쓸 수 있었고 또한 타격이 점점 약해지던 자니 곰스를 처분할 수 있던 좋은찬스였습니다. 그리고, 존 레스터는 오클랜드와의 계약이 2014년이 종료됨과 함께 FA로 풀리기 때문에, 보스턴은 당연히 그가 레드삭스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레스터에게 서운했던 트레이드가 진행되었고 2014년 후반기를 오클랜드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오클랜드는 빌리빈의 예상대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캔자스 시티 로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맞이하게 되는데 당연히 선발 투수는 존 레스터였습니다.
그런데, 존 레스터는 '돌풍' 캔자스 시티에게 폭격을 맞기 시작했고 연장에서 제이슨 하멜 선수가 실점하면서지게됩니다. 그는 오클랜드의 오랜 숙원인 저예산 월드시리즈 우승을 도와주지 못하게 되고 2014 시즌을 마치게 됩니다. 당시 경기 영상을 첨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전 오클랜드 팬인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5> 시카고 컵스의 오랜 숙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라는 팀은 빌리 빈 단장이 이끌때부터 대형 계약이란 존재는 팀에 없었습니다. 저예산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그에게 대형 계약은 '저예산'이라는 조건을 깨버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대형 선수인 존 레스터 선수를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버리고 맙니다.
역시나 보스턴 레드삭스는 다시 존 레스터에게 접근하여, 너가 돌아올때가 되었다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즉, '우리가 남이가?' 전략입니다. 당시, 현지 언론에서는 구단주 및 프런트 직원들이 존 레스터 저택에 방문했다는 등 다양한 뉴스거리가 나왔습니다. 6년 1억3천5백만 달러를 제시했다는 보스턴의 애정 구애 등이 언론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존 레스터가 향한 곳은 뜻 밖의 팀 바로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였습니다. 6년 1억 5천 5백만 달러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한국 시간 2014년 12월 10일에 나타났습니다.
모든 보스턴 팬과 프런트 직원들은 그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지만 설령 그가 떠난다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 같은 강팀으로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떠난 곳이 시카고 컵스라니 너무 충격적이었을 것입니다. 무려 100년 넘게 우승을 못한팀. 시카고 컵스 말입니다. 도대체 그는 왜 시카고 컵스로 떠났을까요? 시카고 컵스 입단 인터뷰에서 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지난 여름 보스턴이 나를 트레이드 시키지 않았다면 다른 팀으로 떠나는 것이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보스턴에 의해 한번 트레이드 된 뒤 내가 다른 팀을 위해 플레이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의 벽을 깰 수 있었다. 나는 시카고 컵스가 월드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구단의 계획과 모든 정보를 잘 믿고 있다"
현재 시카고 컵스의 사장님인 테오 엡스타인은 존 레스터를 어린시절때부터 봐왔던 프런트 직원입니다. 그가 2011년에 시카고 컵스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컵스의 팬들은 기대감이 점점 높아져 갔고 솔레어 크리스 브라이언트 같은 유망주들도 하나 둘 씩 터지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2015시즌엔 뭔가 보여줄 때가 되었기에 시카고 컵스의 사장 엡스타인은 최고의 선발 투수들과 감독을 영입하기 시작하는데요, 감독은 바로 템파베이 레이스의 조 매든 감독이었고 투수는 존 레스터 였습니다. 과연 그가 시카고 컵스에서 역사를 쓸 수 있을지 너무 기대 됩니다. 암을 극복한 사나이, 존 레스터가 과연 컵스의 100년 넘는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도울 수 있을까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