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LB/메이저리그 이야기

텍사스 레인저스의 2루수 이야기

메이저리그에서 한 팀이 한 시즌에 가지는 경기 수는 162개이다. 어느 날, A라는 선수로부터 이런 인터뷰가 올라왔다.

 

 “난 너네가 162패를 했으면 좋겠다


무슨 일이었을까?


존 대니얼스 단장, 알폰소 소리아노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 톰 힉스는 28살의 젊은 남자를 단장(GM)자리에 앉힌다. 약칭 J.D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바로 존 대니얼스 단장이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 경영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일(기업 경영)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야구팀 프런트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던 사람이었다. 너무나 어린 나이(2841)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연소 GM이 되었는데, 우려의 시선과 물음표가 그의 길에 항상 따라다녔다. 그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오 엡스타인, 템파베이 데빌레이스(레이스의 전신)의 앤드류 프리드먼처럼 고학력의 젊은 단장들이 등장하는 추세이긴 했지만, 너무나도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연륜의 부족을 이유로 사람들의 의심이 따라 붙었다.

 

그는 단장 부임 초기, 두 건의 트레이드를 진행시킨다. 샌디에이고에 크리스 영과 드래프트 1애드리안 곤잘레스를 내주고 애덤 이튼이랑 오츠카를 데려온 트레이드 였다. 텍사스를 떠난 애드리안 곤잘레스는 투수 친화 구장인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홈런 기록을 세우며 훨훨 날아다니지만, 애덤 이튼과 오츠카는 예상 못한 성적을 나타내며 결과적으로 망한 트레이드가 되었다.

 

그 뒤,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의 트레이드가 이어진다. 공격력 만큼은 훌륭했지만, 최악의 수비를 보여주는 돌 글러브였다는 단점이 있어서 일까? 그는 소리아노를 내주고 윌커슨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택한다. 이것 역시 결과적으로 망한 트레이드였지만, 그 당시 팀의 2루수 유망주 이안 킨슬러에게 새로운 자리를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안 킨슬러는 트레이드를 기회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대표 타자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데뷔 시즌인 2006년에 그는 474타석에서 14홈런을 기록하고 1.1fWAR을 기록한다. 그의 실력은 데뷔와 동시에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존 대니얼스 단장의 큰 그림을 보는 경영 능력은 텍사스를 2010, 2011년 월드시리즈에 진출을 하게 만든다. 물론, 이 진출의 공로는 2011년에 커리어 하이를 찍게된 이안 킨슬러도 한 몫을 한다. 32개의 홈런, 그리고 7.2fWAR을 기록한 최고의 성적.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하고야 만다. 우승에 실패한 존 대니얼스 단장은 팀을 재정비하기 시작한다. 팀의 거포 넬슨 크루즈가 떠나고, 타선에 우타가 많다는 점이 있었다. 존 대니얼스 단장은 이를 보강하기 위해 거포, 출루율, 좌타, 외야수’ 4가지의 키워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수들을 물색한다. 그는 추신수와의 713천만불의 계약으로 출루율 및 좌타의 외야수를 구하게 되는데, 거포를 구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 트레이드 요청을 한다. 바로, 좌타 거포인 프린스 필더를 얻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어떤 선수를 디트로이트에 내줄 것인가가 문제였다.

 

마침, 텍사스의 팀에는 2루수 최고의 유망주 쥬릭슨 프로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알폰소 소리아노가 트레이드가 되고 이안 킨슬러가 올라오듯, 존 대니얼스 단장의 머리에서는 이안 킨슬러가 나가고 쥬릭슨 프로파가 올라오는 그림이 머리에서 그려졌을 것이다. 마침, 2011년 월드시리지를 기점으로 이안 킨슬러의 성적도 하강하는 중이었다. 타자로서의 전성기가 이미 지난 나이이기 때문. 치밀한 분석가 및 전략가인 존 대니얼스가 이를 놓칠리 없었다. 온갖 세이버 매트릭스와 선수 성적 예측 그래프 등으로 이안 킨슬러의 추락을 예측했을 것이다.


이안 킨슬러의 월드시리즈 이후 성적 fWAR


2011 : 7.2(월드 시리즈 진출) 

2012 : 3.0

2013 : 2.2



 

결국, 이안 킨슬러는 가족들과의 하와이 여행 중 트레이드 소식을 SNS를 통해 접했다고 알려졌다. 자신의 드래프트 때부터 함께한 레인저스가 유망주의 메이저 데뷔 및 타선 라인업을 더 좋게 바꾼다는 명목 하에.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이런 인터뷰를 남긴다.


이안 킨슬러, 쥬릭슨 프로파


 

나는 내 팀메이트 엘비스 앤드루스, 애드리안 벨트레, 모어랜드 그리고 론 워싱턴 감독님을 그리워 할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0162패를 당했으면 좋겠네요

 

존 대니얼스는 머저리입니다

 

“I'll miss Elvis Andrus and Beltre, Mitch Moreland, Matt Harrison and [manager Ron] Washington." And the kill shot: "To be honest with you, I hope they go 0-162. I got friends, and I love my friends, but I hope they lose their ass."

 

"Daniels is a sleazeball“


하지만, 이안 킨슬러의 저주대로 존 대니얼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바로, 쥬릭슨 프로파의 어깨부상이었다. 쥬릭슨 프로파는 전체 유망주 탑 1순위로서의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2루 데뷔 경기 이후 갑작스런 어깨에 부상이 생긴 것이었다. 야구선수에게 어깨 부상은 치명적인 일이라, 쥬릭슨 프로파는 주전은 물론이거니와 야구 선수의 생활마저 조금은 어렵게 된다. 반면, 이안 킨슬러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수비, 주루, 타격으로 fWAR 5.5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현재 2016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텍사스는 쥬릭슨 프로파를 대체할 새로운 유망주를 메이저리그에 데뷔 시키는데, 그 2루수가 바로 루그네드 오도어 이다.


바티스타를 가격하는 오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