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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메이저리그 이야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름 유래 7편 - 아메리칸 리그 서부의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애틀 매리너스

안녕하세요, 저번 6편까지 내셔널리그 전체를 마쳤습니다. 7편부터는 아메리칸 리그 구단들의 이름 유래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서부지구부터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1> 로스앤젤러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Los Angeles Angels of Anaheim)






로스 앤젤레스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팀이 기존에 다저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에인절스가 팀 추가 승인을 받고 들어오게 됩니다. 여기서 에인절스(Angels, 천사들)의 유래는 단순히 로스 앤젤레스에 있던 퍼시픽 코스트 리그 팀(1903~1957)의 이름을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퍼시픽 코스트 리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 A 수준에 있는 리그 중 하나 입니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 있던 마이너리그 팀 이름이 로스 엔젤러스 에인절스(Los Angeles Angels, 1903~1957)이었는데 이 팀은 처음에 시카고 컵스의 구단주 였던 Philip K.Wringley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의 이름을 쓸 권리(판권)가 다저스의 Walter O'Malley 구단주에게 팔리고, 다저스 구단주는 다시 에인절스의 구단주가 될 진 오트리(Gene Autry, 1907~1998)에게 팔았습니다. 오트리가 'Angels'라는 이름을 사게 된 것은, 마이너리그에 있던 팀의 역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집니다. 매입 가격은 35만 달러였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진 오트리를 아시는 분들이 몇몇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진 오트리는 미국 헐리우드 배우였습니다. 이 분은 아메리칸 리그를 만든 창시자 중 한명이기도 하고 에인절스의 단장을 맡으시기도 하셨습니다. 



영화배우와 팀 구단주를 둘다 맡으신 진 오트리


이렇게 1961년에 진 오트리가 에인절스 이름의 상표를 구입하고나서 팀 이름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도었고 로스 앤젤레스 리글리 필드(1961, 컵스의 리글리 필드 아닙니다), 차베즈 라빈(1962~1965, 현재의 다저스타디움)를 홈구장으로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1965년까지 유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1965년 9월 2일에 홈 구장 이동(차베즈 라빈 -> 애너하임 스타디움)과 함께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California Angels)로 바꾸게 됩니다. 진 오트리가 건강 악화로 경영권을 손에서 놓게 되고, 1997년 월트 디즈니 회사가 에인절스 팀을 사게 됩니다. 그 당시 디즈니 회사에서 구장을 다 갈아엎을 수준의 리모델링을 시작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118M이었습니다. 그 중 30M을 애너하임 시에서 보조하게 되면서, 팀 이름에 애너하임을 넣으라는 강요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팀 이름이 에너하임 에인절스(Anaheim Angels)가 됩니다.


에너하임 에인절스는 2005년 새로운 구단주 아트 모레노(Arturo Moreno)에 의해서 팀 이름에 로스 앤젤레스를 붙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애너하임 시(City)를 포함하고 있는 로스 앤젤레스를 넣어야 좀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애너하임 시의 요구와 합쳐져서 결국 팀 이름이 현재 로스엔젤레스 애너하임 오브 에인절스가 된 것입니다. 


이름이 꽤나 난잡한(?) 것이 이름의 특징인데요, 로스 앤젤레스는 스페인어로 The Angels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즉, '천사 천사'로 팀 이름을 오인할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역을 잘 살펴보아야 하는데, 에인절스 팀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에너하임을 연고지로 합니다. 지역의 두 단위를 팀 이름에 넣은 경우는 처음이지요. 몇몇 기자들과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이를 두고 Adsurd(어리석은, 불합리한)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2> 오클랜스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


1860~1876년도에 필라델피아에 야구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팀의 이름은 필라델피아 애슬리텍스(Philadelphia Athletics)이었습니다. 이 팀이 없어지고 난 뒤, 1901년에 필라델피아에 메이저리그 야구 팀이 하나 생기는데, 필라델피아에 있었던 야구팀의 이름인 '애슬레틱스'를 이름에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메이저리그 야구 팀이 바로 현재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입니다. 애슬레틱스는 '운동선수'를 뜻하는데, 메이저리그 팀 이름들 중 가장 볼품없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클랜스 애슬레틱스의 초기 연고지는 펜실베니아 주에 있는 필라델피아였습니다. 첫 연고지가 필라델피아였기에,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1901~1954)가 팀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연고지를 사용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밀려 캔자스 시티로 이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팀 이름이 캔자스 시티 애슬레틱스(1955~1967)로 바뀌게 되지만, 불운이 한번 더 찾아오게 됩니다. 바로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가진 인기때문이었습니다. 또 다시 같은 연고지 팀 인기에 밀려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새로 옮기기로 한 지역이 바로 오클랜드 지역이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968~현재)가 된 것입니다.


'애슬레틱스'라는 이름은 1901년 이후에 한번도 바뀌지 않고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참고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팀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입니다. ^^ 



<3> 시애틀 매리너스(Seattle Mariners)


시애틀에는 시애틀 파일럿츠(Seattle Pilots)라는 팀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당시 구단주였던 버드 셀릭(2014년에 은퇴한 메이저리그 총재)에 의해 밀워키로 연고지를 옮기게 되고(후에 밀워키 브루어스가 됨), 시애틀에는 야구 팀이 없어집니다. 이에 따라, 시애틀에 새로운 야구팀이 들어서게 되는데 그 팀이 시애틀 매리너스 입니다.





매리너스라는 이름도 역시 이름 공모작의 결과입니다. 당시, 공모 받은 수 많은 이름 중에 매리너스(Mariners)가 다수 섞여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리너스라는 이름을 쓴 사람 중 가장 합당한 이유를 쓴 자에게 공모전 우승권을 쥐어주기로 합니다. 그 결과, Roger Szmodis of bellevue 라는 사람이 선정되었는데, 그 분께서 쓰신 매리너스(Mariners, 바다 사람들)를 쓴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가 매리너스를 후보로 뽑은 이유는 바다와 그녀 그리고 그녀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바다로 인해 힘들었고 위안도 받았지요(I've selected Mariners because of the natural association between the sea and Seattle and her people, who have been challenged and rewarded by it)"


'그녀'라는 말이 나와서 당황스럽지 않으신가요? 도시의 이름인 시애틀은 원래 그 지역에 살던 여자 인디언 족장 시알트(Sealth 혹은 Si'ahl)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말입니다. 그녀가 데리고 있던 부족 은 바다를 끼고 살았기 때문에, 바다는 그들의 삶이자 모든 것이었습니다.



바다 사람들의 대표자, 시알트 족장님


시애틀이라는 도시가 해양도시인 점과 시알트 족장을 포함한 그 곳 사람들은 바다를 떼고 살 수 없다는 점을 다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매리너스(Mariners, 바다 사람들)를 쓰자는 것이 그의 논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멋지지 않습니까?


참고로, 이름 공모전의 우승자인 Szmodis는 2년간의 시즌 티켓 그리고 미국 서부 모든 도시 무료 여행권을 받았다고 합니다.